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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쓰는 편지

D+36 준호에게 쓰는 여덟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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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준호야.
오랜만에 쓰는 것 같구나. 아빠는 너와 함께 조리원에서 퇴원을 하고 친할머니 댁으로 엄마와 함께 몸조리를 하러 왔어. 그리고 2019년 10월 1일부로 법이 개정이 되면서 기존에는 아빠의 출산휴가가 5일이었지만 10일로 늘어나고, 너가 태어났을 당시에 내 개인 휴가를 사용하고, 조리원 퇴소와 동시에 출산휴가를 7일을 사용 했단다.  그래서 너와 함께 11일을 같이 보낼수 있었지.

지난 11일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지금은 회사에 출근을 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퇴근해서 너를 돌보고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힘이 든것 같아. 휴가 중일때는 새벽에 너가 울면 엄마와 함께 일어나서 너를 돌보곤 했는데, 지금은 새벽에 너가 울어도 들리지도 않고, 잠만 자는구나.

너도 너지만, 지금 엄마가 참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 같아.
엄마 입장에서는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을 하는 것이 많이 어렵기도 하지만, 그동안 같이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환경과 시어머니라는 낯선 존재와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이 많이 벅찬것 같구나.

덕분에 나 또한 살얼음 판을 걷는 듣한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10월 25일 너는 b형 간염 2차 접종을 맞았고, 그날 부터 그 전의 순했던 준호가 아닌, 하루종일 울고 불고 난리를 치는 덕에 할머니와 엄마, 나 또한 힘들게 지내고 있어.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영아 산통?이라는 기간이 딱 너의 시기인것 같은데, 그 자료를 바탕으로 본다면 아마 이번주 주말쯤이면 너가 다시 온전히 얌전하게 지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기도를 해야 될것 같아.

너의 목소리는 또한 어찌나 큰지, 온 집안이 떠나갈듯이 울다 보니, 사람들이 육아가 왜 힘들다고 하는지 조금이나마 아빠의 입장으로 이해할수 있을것 같구나.

그리고 우리는 내년에 이사를 해야 되는데, 너를 낳고 보니, 엄마도 회사를 나가서 일을 해야 하고, 참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구나. 이건 좀더 너의 엄마와 함께 고민을 해야 될것 같단다.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너를 볼때면, 귀엽기도 하지만, 잠자지 않고 울고 잇는 너를 볼때면, 정말 답답한것 같아. 차라리 말이라도 한다면 쉽게 이해할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오직 울음으로만 너의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에 아직은 울음 소리 판단을 못하는 것 같아.

그래도 가족이 3명이 되어서 행복하고, 너가 태어나 줘서 언제나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생각이 든단다.

어느덧 너가 태어난지 36일이 되었고, 아빠는 너가 참으로 사랑스럽고, 이쁘다고 생각이 든단다. 우리 준호가 앞으로 점점 나이를 먹고 커갈수록, 아빠와 같이 엄마의 속을 썩이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램이란다.

내일은 아빠가 회식이 있는 날인데, 술은 안먹고, 밥만 먹고 슝 갈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우리 준호, 다음에 또 쓸때까지, 항상 건강하게 잘 커야 한단다.

그럼 이만 쓸게.

2019-10-30(수)

 

준호의 첫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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