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9 준호에게 쓰는 열번째 편지
안녕 준호야. 오늘로 열번째 편지를 쓰는구나. 일주일에 한번 꼴로, 글을 쓰는것 같네. 우리는 지난주 토요일날, 친할머니 집을 떠나, 외할머니 집으로 들어갔단다. 친할머니 집에서 떠날때 아빠의 마음은 조금 무겁더라고. 우리가 원해서 갔고, 엄마도 원해서 간 것이었지만, 엄마와 할머니의 고부갈등이라고 해야되나?그런것도 실제로 겪어 보고, 할머니가 너를 잘 돌봐주시긴 하였지만, 그것을 떠나서 너가 엄마의 손에서 온전히 커가야 된다니, 걱정이 앞서더구나. 그래도 외할머니 집에 가는길에 심하게 울면서 가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도착하고 나서 너가 조금이나마 적응을 하는 것 같아서 다행으로 생각 한단다. 적응을 했는지 않했는지는 말을 하지 못하는 너이기 때문에 알수는 없지만, 그래도 너가 심하게 울거나 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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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 준호에게 쓰는 여섯번째 편지
안녕 준호야. 오늘은 여섯번째로 너에게 쓰는 편지구나. 오랜만에 쓰는것 같지만, 연휴도 있고 하다보니,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구나. 어제는 어찌나 저녁에 와서는 찡찡 대던지, 오줌싼거 같아서 기저귀 갈아주고, 배고픈거 같아서, 엄마는 모유를 주고, 그리고 좀 있다가 또 기저귀 갈아주고, 좀 놀다보니, 똥을 싼것 같아서 기저귀 갈아주고. 어제 저녁에는 사실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신이 없었던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너를 볼때마다 귀여워 해주고, 하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모유수유를 직접 하기에는 힘들어 하고, 유두 보호기(?)를 착용하고 먹이려고 하면 너가 잘 안먹었는데, 어제 저녁에 처음으로 그걸 빼고, 직접 너에게 주었는데 허겁지겁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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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 준호에게 쓰는 세번째 편지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구나.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는데, 그래도 너가 태어나고 나서 태풍이 온탓인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요즘 퇴근하고 조리원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샤워하고 머리 감는 것이란다. 사실 회사에 있으면서 어떤 먼지와 냄새가 있을지 몰라서, 너에게 그런 냄새를 맡게 하고 싶지 않아서, 목욕 재개를 하고, 저녁 8시경에 너를 만나는 것이 요즘 저녁의 유일한 낙이란다. 하지만, 어제는 오자마자 배가 고픈지 보채서, 엄마가 유축해둔 모유를 너에게 바로 먹여 주었지. 모유를 젖병으로 주는 것은 나도 처음이라서 사실 그냥 분유 주듯이 주는데, 모유는 기포가 많이 올라오더라. 그래서 트림을 해주게 하기 위해서 한참을 안고 토닥여 주었는데, 뱉어 내는 것인지, 흘러 나오는 것인지, 토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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